적천수천미 제30페이지 오른쪽에서 4번째 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原注]
乙非丁之嫡母也. 乙畏辛而丁抱之, 不若丙抱甲而反能焚甲木也. 不若己抱丁而反能晦丁也. 其孝異孝乎人矣.
[해석]
乙목은 丁화의 적모가 아니다. 하지만, 乙목이 辛금을 두려워할 때 丁화를 품고 있다면, 丙화가 甲목을 품고 있을 때 甲목을 태워버리거나, 己토가 丁화를 품고 있을 때 丁화의 빛을 어둡게하는 것과는 달리 丁화는 乙목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다.
[의견]
적천수천미에서는 丁화를 논할 때에만 抱乙而孝라는 단어를 사용할 뿐 다른 천간을 논하며 이와 유사한 말을 사용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유독 丁화만이 乙목인 어머니에 대한 효도가 남다르다고 한 것인가?
乙목 어머니를 극하는 辛금을 丁화가 제거하고 乙목을 살리니 丁화의 효도가 남다르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면 굳이 丁화 뿐만이 아니라 丙화도 甲목 어머니를 극하는 庚금을 제거하고 甲목을 살리니 丙화의 효도도 지극하여 抱甲而孝라는 말이 있어야 이치에 맞을 것이며, 더 나아가 食神制殺을 하는 모든 천간은 효성이 있다고 하여야 마땅하여야 할 듯 보인다.
하지만, 적천수천미에서 抱乙而孝라는 말만이 존재하니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丙,丁火가 庚,辛金을 제하여 甲,乙木을 지켜내는 것은 丙丁火의 두 경우 모두 다르지 않으나 乙목은 庚금과 합이되니 乙목은 항상 庚금을 대동한다. 丁화에게 있어 庚금은 정재이니 丁화의 각시이자 재물이다. 따라서, 어머니(乙목)가 아들(丁화)에게 처(庚금)를 소개시켜 주는 동시에 그 며느리(庚금)와 시어머니(乙목)의 사이는 돈독하여 고부간의 갈등이 없다. 그러니, 丁화인 아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머니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운 존재이니 어찌 어머니의 뜻을 어길 수 있겠는가?
丙화의 경우에는 甲목이 어머니요 甲목은 己토와 합이되니 己토를 항상 대동한다. 丙화에게 있어 己토는 상관(傷官)으로 丙화가 甲목 어머니의 말을 듣게되면 남의 여자를 생하는 동시에(己土 生 庚金) 상관의 작용력으로 丙화의 직장이 떨어지니 어찌 어머니인 甲목의 뜻을 따를 수 있겠는가? 이러한 작용을 적천수천미에서는 丙화는 甲목을 불태운다고 말한 것이다.(丙抱甲而反能焚甲木也)
이러한 이치를 알고 있었던 先賢들은 丙,丁火를 언급하는 “乙畏辛而丁抱之, 不若丙抱甲而反能焚甲木也.” 라는 문구 외에 “不若己抱丁而反能晦丁也.”라는 쌩뚱맞아 보일 수도 있는 己토에 관한 문구를 하나 더 추가하여 그 이치를 후학이 깨닫도록 함이리라.
